늙어 가다 (1014) - 2
2024년 6월 21일 저녁 8시 10분이 다 되었다. 오늘은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 오늘도 꽤 덥다. 그래서 폭염 주의보가 내렸나 보다. 집안에서 지내는데도 더위가 느껴진다. 에어컨을 사용하는 시간이 자꾸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하게 잘 지내고 있다. 관리비는 좀 나오겠지만 지금은 그것까지 걱정할 수는 없다. 그나저나 내일도 이렇게 더우려나. 내일은 오후에 약속이 있어 나가야 한다. 버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45분 정도 걸릴 것 같다. 환승하지 않아서 다행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10분 정도는 걸어야 한다. 이런 날씨에 10분 정도 걸으면 아마 땀이 꽤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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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누군가가 몹시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꽤 심란해진다. 가까운 사람이 아프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직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질병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법이다. 오늘까지는 내가 운이 좋았고 다른 누군가가 운이 나빴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사고도 그렇다. 오늘은 사고 없이 잘 지나갔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어느 동네에서는 에어컨 수리하다가 불이 나서 일곱 집이 피해를 봤다고 한다. 일단은 우리 집이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내일은 운 나쁘면 우리 집도 피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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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일이라는 것이 어떻게 어떤 식으로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살다 보니 이상한 사람들을 꽤 보게 된다. 무인점포에서 매일 아이스크림 한두 개씩 훔쳐가는 사람이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장사 망하게 하겠다고 큰소리치는 공무원이 있다는 뉴스도 보았다. 어떤 공무원은 민원 때문에 힘들어한다던데 또 어떤 공무원은 알량한 권력으로 갑질을 한다. 요즘 '진상 (고객)'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도대체 어디서 온 말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돼먹지 못한 고객을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배달 거지'라는 말도 있다고 한다. 도대체 왜 그렇게 사는지 모르겠다.
그런 사람들을 다 피해서 살 수 있을까?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르고 그런다면 모를까? 알면서도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정말 나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안 나쁜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 아니면 아예 사람들을 피해서 살아야 할지 잘 모르겠다. 때때로 산사(山寺)의 스님으로 살거나 아니면 수도원의 수사(修士)로 사는 사람들이 부러울 때도 있다. 모르긴 몰라도 산사나 수도원에는 빌런들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활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가끔 보는 프로그램 '자연인'에서 자연인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인 중에는 사람들에게 치여서 산에 들어와 사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았다. 다른 이유로 산에 들어와 사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사람을 피해서 혼자 사니 남에게 피해 줄 일도 남에게 피해를 받을 일도 없지 않겠는가? 어떻게 보면 히키코모리일 수도 있겠는데, 방 안에 틀어박혀 식구들에게 피해를 주는 히키코모리와는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뉴스를 보다 보니 별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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