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1006) - 2
2024년 6월 13일 저녁 8시 15분이 다 되었다. 오늘도 그럭저럭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여전히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하루를 잘 보낸 것 같지는 않다. 오후에 좀 나른해지기도 해서 기분 좋게 애플시나몬 차 한잔을 마시려고 티백에 뜨거운 물을 붓고 기다리고 있다가 그만 잊고 말았다. 한참 지나서 차갑게 식은 차를 보았다. 차가운 차를 마시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는데. 너무 뜨거워서 조금 식히려고 했던 것뿐인데 다른 일을 하느라 정말 까맣게 잊고 말았다. 그다지 중요한 일도 아닌데. 정신을 어디에 두고 있는 것인지. 홀짝 거리면서 마시려고 했었는데.
애플시나몬 차 한잔을 마시는 것도 감성이라면 감성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차가워진 애플시나몬 차라니. 차가운 애플시나몬 차는 마실만 하지 않다. 차갑게 해서 마시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좀 뜨거운 차를 그냥 조금씩 마셔야 마시는 것이 좋다. 그냥 취향이 그렇다. 하지만 이미 차가워진 애플시나몬 차를 보니 감성이 사라져 버렸다. 내일 다시 시도해 봐야겠다. 하지만 내일은 또 다른 차를 마시지 않을까? 그냥 커피를 마실 수도 있고. 모처럼 애플시나몬 차 감성을 가져보려 했건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정신이 팔려서.
애플시나몬 차를 잊은 채 호기심에 그리고 그냥 궁금해서 관심 있는 분야의 글 몇 개를 읽었다. 애플시나몬 차는 기억에서 사라졌다. 대신 그 글에서 명백히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 그런 것을 보았기에 애플시나몬 차를 잊어버린 것 같다. 아무튼 그 저자들이 15년 전에 그 글을 쓸 때는 아마도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뒤에 새로 나타난 자료들도 있을 수 있고. 그렇지 않다면 몇 개의 글에서 동일한 오류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동안 내가 썼던 글에도 그런 오류가 있을지 모르겠다. 틀림없이 있을 것 같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글을 쓸 때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글을 쓰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렇게 쓴 글에 오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른바 확증편향이라는 것에 빠져 원하는 방향으로 글을 몰아가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이라고 생각하면서 글을 쓰지만 사실은 주관적으로 글을 쓰고 있을 수가 있다. 또 가끔씩은 뭔가 혼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 어떤 글을 보니 어떤 인물을 그와는 전혀 다른 인물로 착각해서 쓰고 있다. 그런데 사실 확인 없이 누군가 그 글을 인용하면 그 잘못된 정보가 계속 확산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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