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779)

지족재 2023. 9. 11. 20:28

늙어 가다 (779)

 

2023년 9월 11일 오후 7시 40분이 지났다. 오늘은 아침에 병원에 다녀와야 했다. 검사 3개와 진료가 예정되어 있다. 요즘은 택시도 예약을 해야 하는 것 같다. 어제저녁부터 택시 예약을 걸어 놨지만, 아침까지도 수락하는 기사가 없었다. 가까운 곳에 가는 것이라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사람과 함께 아침 8시쯤에 나와 길거리에서 택시를 기다렸다. 다행히 2분도 되기 전에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병원까지 10분도 안 걸렸다. 병원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이미 많이 있었다. 수납을 위해 번호표를 뽑으니 26명이나 접수 대기 중이라고 한다.  

 

번호표에 보니 무인수납을 이용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래서 접수 순서를 기다릴 필요 없이 곧바로 무인수납대로 가서 수납을 하고 채혈실로 갔다. 지난번 채혈 때는 간호사가 좀 서툴러서 좀 아팠는데, 이번에는 무난했다. 한 번에 채혈이 끝났다. 곧이어 X레이를 찍었다. 지난번처럼 옆구리도 같이 찍었다. 폐렴에 걸린 오른쪽 폐를 보기 위한 것이리라. 순식간에 검사 2개를 끝내고 폐기능 검사실로 같다. 접수를 하고 순서를 기다렸다. 폐기능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고혈압 약을 먹었다. 금식이라 채혈 전까지는 약도 먹을 수 없었다. 12시간 금식이라고 해서 어제저녁 9시 이후로는 물만 먹었다. 

 

폐기능 검사를 대기하는 중에 신경외과 쪽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어떤 남자가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듣자니 진료 약속 시간보다 10분이나 먼저 와서 대기했고, 진료 약속 시간이 30분이 지났는데도 병원 쪽에서 아무 말이 없단다.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았다. 간호사가 의사가 오면 진료를 할 것이라고 안내했지만, 그 의사가 언제 오는지, 왜 늦는지 설명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는 중에 나는 폐기능 검사를 하러 들어갔다. 이번 폐기능 검사는 수월했다. 숨을 들이마신 다음 내 쉬는 과정을 두 번 반복했다. 확실히 지난번보다는 덜 힘들었다. 그동안 많이 호전된 상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폐기능 검사를 하고 나오니 신경외과 쪽이 조용해졌다. 잘 해결되었으려나. 호흡기 내과로 가서 접수했다. 진료까지 1시간 반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검사 결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카페로 가서 바닐라 라테 두 잔과 빵 두 개를 샀다. 금식이라서 아침 식사를 못했고, 고지혈약과 간 보호제도 못 먹은 채 왔다. 빵 하나를 먹고 커피 한잔을 다 마시고 호흡기 내과로 와서 대기했다. 그러면서 약도 먹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호흡기가 안 좋은 사람이 꽤나 많다. 그런데 담당 의사는 두 명뿐이다. 사람들이 많이 대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9시 50분쯤 진료를 받았다. 다 좋아졌다고 한다. X레이 상으로는 폐렴도 잡힌 것 같다고 한다. 지난번 진료에서 나쁜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했는데 정상 범위로 들어왔다고 한다. 혈당도 간 수치도 모두 정상이라고 한다. 다만 염증 수치가 조금 높아졌다고 한다. 두 달 후에 다시 검사와 진료를 받기로 했다. 두 달치 고지혈약을 처방받았다.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이지만, 약 효과일 수 있으니 고지혈약을 계속 먹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당산동으로 돌아올 때는 길에 차가 좀 많았다. 

 

10시 30분이면 러시아워도 아니지 않은가? 길에 왜 이렇게 차가 많은지 모르겠다. 택시나 화물차가 많다면 이해하겠지만, 대부분이 자가용이다. 다 자영업자들인가? 오늘 병원에 차를 가져가지 않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카페에서 병원에 들어오는 차들을 보았는데 택시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가용이었다. 아침에 차를 가져갈지 말지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주차하기 힘들 것 같아서 택시를 이용했다.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차를 가져갔더라면 아마도 12시나 되어야 귀가했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늙어 가다 (781)  (0) 2023.09.15
늙어 가다 (780)  (0) 2023.09.13
늙어 가다 (778)  (0) 2023.09.08
늙어 가다 (777)  (0) 2023.09.06
늙어 가다 (776)  (0) 2023.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