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일

늙어 가다 (678)

지족재 2023. 3. 26. 05:48

늙어 가다 (678)

 

2023년 3월 26일 아침 5시 10분이 다 되었다. 손에 각질이 생겼다. 발뒤꿈치에만 생기는 줄 알았는데. 건조해서 그런가. 요즘 확실히 건조하기는 한 것 같다. 뉴스에서 '1000원짜리 학식'이 있다는 것을 보았다. 대학교 학생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1000원에 제공한다고 한다. 요즘 같은 세상에 학생들에게 아침 식사를 1000원에 제공한다니. 적어도 5000원 정도는 주어야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는 데, 그 정도를 1000원에 먹을 수 있다니 좋은 일이기는 하다. 기왕이면 점심 식사도 저녁 식사도 1000원에 제공할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런데 그 나머지 돈은 누가 대는 것일까? 5000원짜리를 1000원에 먹을 수 있다면 그 차액 4000원은 누구 돈으로 충당하는 것일까? 뉴스에 보니 정부 보조금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한도가 있으니 그것이 소진되면 동창회 기부금으로 충당하겠다는 어떤 유명 대학 총장의 인터뷰를 보았다. 동창회 기부금이 충분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런 대학은 대개 알만한 유명 대학이다. 수천억 원을 쌓아두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창회 충당금이 별로 없는 가난한 대학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으로 충당할 수도 없고. 부유한 재단이라면 재단에서 도와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재단도 가난하고 등록금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사립대학이나 그다지 부유하지 못한 국립, 시립, 도립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결국 그런 대학에 다니다 보니 1000원짜리 아침식사도 못하는 것 아닌가? 여기서도 부익부빈익빈이라는 말이  나오겠다. 그러니 그런 대학은 다른 곳에 쓸 돈을 줄여 아침 밥값으로 제공해야 하나? 100명이 아침 식사를 한다고 하면 40만 원을 보조하고 5일이면 200만 원이 된다. 5일씩 5주면 1000만 원이 된다. 500명이 아침 식사를 하면 5주에 5천만 원이 필요하고 10주에 1억 원이 필요하다. 조그만 학교에 그런 돈이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정부에서 도와줄 수도 없다. 추가로 세금을 더 걷던지 아니면 아니면 다른 곳에 쓸 돈을 전용할 수밖에 없다. 대학생들 아침밥 먹이자고 엄청난 돈을 들여야 하나? 그러면 학생들의 아침밥을 먹이지 말아야 하나? 싼 값에 아침밥을 먹일 수 있고, 정부 돈도 안 들어가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동창회 기부금이라는 말이 나온 것 같다. 그렇게 돈 있는 동창들에게 호소해서 돈을 만들 수밖에 없는 일인가? 그런데 그런 대단한 동창들이 많이 있는 대학이 아니라면 그것도 힘들 것이다. 결국 그런 대학은 정부에서 보조하라고 요구하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정부에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정부는 부자가 아니니까 결국 물건에 붙이는 세금을 더 올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휘발유에 붙이는 세금도 더 올리고, 술에 붙이는 세금도 더 올리고, 담배에 붙이는 세금도 더 올리고, 사치품에 붙이는 세금도 더 올리지 않을까? 그것으로도 부족하면 이런저런 물건에 각종 명목을 붙여 세금을 더 붙이지 않을까? 부자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도 세금을 더 걷을지 모르겠다. 부자세라고 했던가? 대학생의 1000원짜리 아침식사의 효과가 어디까지 파급될지 모르겠다. 어쩌면 여기저기서 1000원짜리 아침식사를 제공하라고 하는 일도 생길지 모르겠다. 아침부터 부질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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