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다 (1539)
2025년 11월 15일 토요일 새벽 2시가 다 되었다. 어제 인천에 다녀오고 나니 하루가 다 지나갔다. 주중의 루틴 한 일정을 마치고 나니 토요일이다. 일주일이 휙 지나가 버렸다. 김 원장이 바빠서 토요일 만남 일정을 일요일 1시로 옮겼다. 양 사장도 동참하기로 했다. 양 사장이 김 원장의 바쁜 일정을 고려해서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김 원장이 발산역 근처의, 비교적 저렴한 횟집을 구두로 예약했다고 한다. 양 사장도 이제 생업을 접는다. 한 달 보름 후에는 가게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백수 클럽에 가입한다. 양 사장은 나름대로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그렇게 결정했다고 한다.
양 사장은 그전에도 사업을 늘 언제 접을지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김 원장은 여전히 현역이다. 사실 김 원장이 몇 년간 더 현역이어야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는 있다. 하지만 옆에서 보면 만 70살의 김 원장이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기는 하다. 다행스럽게도 낙천적이고 낙관적인 성격의 김 원장은 어떻게 보면 몸만 70살이지 마음은 여전히 40대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전혀 70살이나 된 노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70살이면 충분히 노인이라고 할 만도 한데, 먹는 약이 아무것도 없이 아주 건강하다.
만 70살의 양 사장은 아마도 태어날 때부터 강철 체력의 소유자였을 것이다. 그리고 몸 관리도 아주 잘하고 있고. 아직도 하루에 푸시업을 200개나 할 수 있다. 김 원장은 건강하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건강하지 않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코로나에 세 번이나 감염되었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별 다른 후유증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약도 이틀 정도만 먹고 바로 정상으로 돌아왔다. 김 원장이 건강을 염려하는 것은 아니지만, 음식에는 꽤 까다롭다. 몸에 좋지 않다고 밀가루 음식은 거의 안 먹는다. 라면 먹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나는 밀가루 음식을 자제하기 어려운데.
선생 출신의 나와 길 선생은 그다지 건강한 편이 아니다. 특별히 선생 출신이어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나도 한때는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고혈압약과 고지혈약을 먹게 되었다. 60살도 안 되어서. 어느 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찼고 힘들었다. 정 내과에 들렀더니 혈압이 150이 넘었다. 고지혈증도 있다고 해서 그때부터 고혈압약과 고지혈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년 전에는 폐렴에 걸려 2주간이나 입원도 했었다. 길 선생은 나보다 더하다. 코로나에 세 번이나 감염되었고, 후유증으로 폐렴을 앓았고 최근에는 부비동염이 있는데 아직도 완쾌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른 새벽에 건강 타령이나 하고 앉아 있으려니 어딘지 모르게 좀 처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원장처럼 내 나이에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성향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이 들어도 뭔가 계속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었다. 그냥 하루하루 세상 흘러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살아볼 생각이었다. 그래서 별 다른 계획을 한 것도 없었고. 굳이 말해 본다면, 조용하고 편안하게 음풍농월(吟風弄月)하면서 살려고 했었다. 반쯤은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또 반쯤은 그렇지 살고 있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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