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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력 유감

지족재 2015. 6. 30. 02:29

2015. 6. 30 고학력 유감  

 

대한상공회의소의 한 보고서에서 학벌중시 풍토의 초고학력사회가  현재의 청년실업 사태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했다. 나도 진작부터 그런 말을 하고 싶었는데 이 보고서가 대신해 준 셈이다. 대학을 늘려 대학생을 늘렸지만, 그들을 모두 채용해 줄 눈에 맞는 직장은 그렇게 늘어나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해도 원하는 직장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니 불만을 가진 사람들도 많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 제도에서는 경쟁을 가능한 한 뒤로 미루려고 하는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에서,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경쟁을 하지 않는 교육 제도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 같다. 대학도 쉽게 가는 구조를 만들려고 애쓰는 것 같다. 그렇게 해서 대학을 가고, 그리고 졸업하고 나면, 그동안 뒤로 밀려졌던 경쟁이 한꺼번에 나타난다. 그래서 취직하기도 어려워지고. 거의 모든 학생을 대학생이 되도록 만들어 놓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그 다음은? 누가 그 많은 대학생을 고용할 수 있겠는가?  우리나라에 기업이 그렇게 많아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비로소 눈을 낮추어 취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슬프지만 현실이다. 

 

그런 현상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책임지는 사람은 별로 없다. 잘못된 제도를 아주 조금만 손봐서 고치려고 한다. 그렇게 해서 과연 고쳐질 수 있을런지. 몇 개 대학을 제재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모든 분야에서 고학력이 일반화되는 것처럼 보인다. 내 전공에서도 박사가 양산되고 있다. 수 많은 대학에서 박사를 만들어 내고. 그렇게 해서 박사가 되면 다시 대학에 취직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들이 다 취직할 수 있을 만큼 자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경쟁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시간 강사로 평생을 지내야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장삿속으로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는 대학들이 꽤 있는 것이 아닌가? 학문 후속 세대의 양성이라기 보다는. 대학 운영에 재정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는 것은 아닐까?  대학과 마찬가지로 너무나도 흔해진 대학원. 대학원을 다니는 것이 꼭 필요할까? 학문을 할 것도 아니면서 굳이 대학원에 다닐 필요는 없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