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 가다 (513)

지족재 2022. 9. 16. 17:33

늙어 가다 (513)

 

2022년 9월 16일 오후 4시 45분이다. 외장하드 복구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 저녁에 가능할 것처럼 이야기하더니 아직 연락이 없다. 내일은 토요일인데 근무하는지 모르겠다. 월요일이나 되어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선인상가까지 가는 길을 열심히 검색해 보았다. 용산 전자상가의 일부로 보인다. 25년 동안 가 본 적이 없다. 차를 가져가도 되는지 모르겠다. 주차장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사진으로 보니 주차장이 좀 불편해 보인다. 아무튼 연락이 오면 그때 생각해 봐야겠다. 차를 가져갈지 말지. 당산동에서 한 번에 가는 버스도 있기는 하다.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잠잠해지는 추세라고 한다. 기대를 가져도 될지 모르겠다. 그런데 인플루엔자가 유행한다는 소식을 보았다. 코로나도 유행 중인데 거기에 인플루엔자까지 유행한다니. 잠깐 소나기가 내렸다. 태풍 난마돌이 올라온다고 하던데 태풍 영향은 아닌 것 같고, 그냥 날이 더워서 그런 것 같다. 오늘 반창회가 있는 날인데 나는 망설이다가 가지 않기로 했다. 아직은 코로나가 걱정되기도 하고, 또 할 일도 있기도 해서. 하지만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 평상시의 절반 정도인 8명이 모인다고 한다. 부럽기는 하다.

 

+++

 

880억을 들여서 영빈관을 새로 짓는다고 한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청와대에도 영빈관이 있는데 굳이 새로 지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지금이라도 철회했으면 좋겠다. 그 돈도 결국 다 세금으로 나가는 돈 아닌가? 야당에서 반대하는 것처럼 여당에서도 누군가 나서서 안 된다고 했으면 좋겠다. 그냥 Yes man으로 남아 있지 말고. 대통령실이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는 것 같다. 물갈이한다고 하더니 신통치 않다. 고위층이 그대로 있어서 그런 것이라고들 하던데.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위직이 그런 일을 벌이지는 않을 것이다. 

 

+++

 

연구소 입사 후 책도 보고 논문도 봐야 했다. 하지만 영어로 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지금도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영어책 전체를 다 읽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는다고 생각한다. 아주 드물게 책 전체를 다 읽는 연구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다 읽은 영어책은 4권뿐이다. 그 이외에는 부분적으로 골라서 읽었을 뿐이다. 목차 보고 색인 보고 필요한 부분을 찾아 읽었다. 사실 그렇게  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영어책은 언제 봐도 어렵다.    

 

혼자서 영어책을 읽는 것이 힘들다 보니 대개는 몇 명이 나누어 읽고 그 내용을 공유하게 된다. 박사 과정에 입학해서도 줄곧 그렇게 했다. 그렇게 해서 본 영어책은 수십 권이지만, 그 영어책 전체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사실 영어 논문 한편을 온전히 읽는 것도 힘들다. 연구소 생활은 그렇게 흘러갔다. 모두가 책을 보고 있는 곳이고 책을 읽는 것이 업무였다. 그리고 연구보고서를 써야 했다. 가끔씩은 출장도 갔다. 출장은 연구 목적을 위해 학교를 방문하는 일이었다. 사실 연구 목적으로 학교를 방문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처음에는 교육과정부에 있었는데 오래지 않아 교육방송부 쪽으로 가게 되었다. 1986년 초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교육과정부에 얼마 근무하지도 않았는데 옮겨가게 되었다. 사실 교육방송부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발령이 나면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도 그쪽에 근무했기에 방송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방송 쪽 용어도 자주 듣게 되었다. 교육방송부에서는 보고서를 쓰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 교재를 만들어야 했다. 교재를 만들다 보니 출판사와의 협력이 필요했고, 그렇게 해서 그쪽 세계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