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399)
늙어 가다 (399)
2022년 5월 24일 새벽 2시 5분이 지났다. 좀 더워졌다. 여름이 시작되나 보나. 벌써부터 한 여름의 습한 무더위가 걱정된다. 한 여름의 습한 날씨가 싫다. 그래서 그런 날씨를 피해서 어디론가 가고 싶지만, 요즘과 같은 코로나 시국에 갈 곳도 마땅치 않다. 요즘 해외여행이 풀려서 사람들이 많이 나간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저런 비용을 보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내 처지에 당장 해외로 나가자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코로나 시국 이전에는 2 사람이 갈 수 있는 비용이었는데, 지금은 1 사람이 겨우 갈 수 있을 정도이다. 게다가 코로나 상황이 나아진 것도 아니고.
이제 당국에서도 코로나에 대해 절박한 말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다. 당국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코로나에 대한 걱정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다. 코로나에 대한 경계가 완전히 해제된 것 같다. 평일 기준으로는 여전히 신규 감염자가 2만~3만 명 수준이지만 모두 대수롭지 않게 보는 것 같다. 아는 사람들 중에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들이 제법 있다. 아직까지 나는 감염되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 내 차례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5월 말과 6월에 잡힌 약속이 여러 개 있다. 어쩐지 약속 지키러 나갔다가 감염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인 몇 사람이 코로나에 감염되었다가 그 후유증으로 한 달 넘게 고생하고 있다. '롱 코비드'라고 하더니. 그런 것을 보면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 가만히 있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약속을 자꾸 미루다 보니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기도 한다. 또 집에 계속 있자니 히키코모리가 된 것 같아 정말 친구 만나러 나가고 싶기는 하다. 친구들도 다 그렇게 나다니고 있는데, 괜히 혼자서 유난 떨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럴까 저럴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망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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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선거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이 당이고 저 당이고 간에 아무 밀이다 다 내뱉고 있는 것 같다. 상대방을 무조건 깎아내리기 바쁘다. 선거에서 이길 수만 있다면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달라도 되는 모양이다. 서로가 '내로남불'이라고 하고, 서로가 편 가르기를 한다. 모질게 상대방을 비난해야 내 편에서 나를 따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 편'이 아니면 고소·고발도 불사한다. 어제 보니 어떤 여론 조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여론 조작을 했다고 고소한다고 한다. 내 생전에 격조 높은 선거를 보는 것은 아무래도 틀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