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335)
늙어 가다 (335)
2022년 3월 19일 새벽 0시 50분이 다 되었다. 또 하루가 지나갔다. 오늘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으니 하루를 잘 지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6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와 놀랐는데, 그 뒤로는 다시 40만 명대로 감소했다. 60만 명에 비하면 20만 명이나 줄었으니 좋아해야 하는 것인가? 40만 명이든 60만 명이든 이제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 감소가 정점을 지나서 하강기로 들어가는 조짐이기를 바랄 뿐이다. 주말 지나서 다음 주 화요일~금요일의 확진자 추이를 보면 좀 자세히 알 수 있지 않을까?
하강기에 들어선다고 해도 당분간은 여전히 30만 명~4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정부는 모든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로 한 것 같다. 정부는 코로나에 걸려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사실상 방임하고 있다. 그러니 각자 조심해야 하는데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걸려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로 한 것 같다. 안 걸리면 좋고 걸리면 할 수 없고. 뉴스에 보니 하와이 여행 상품이 잘 팔린다고 한다. 코로나로 2년을 망쳤는데, 앞으로 계속 망칠 수는 없다는 생각인 것 같다.
사실 나도 그러고 싶다. 그런데 용감하게 미국 여행 갔다가 코로나 걸리면 어떻게 하나? PCR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양성이 나오면 당분간 귀국도 못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코로나 걸린 채 돌아다닐 수는 없다. 어딘가에 머물면서 자가 치료를 하든가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격리해서 자가 치료를 하는 것이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병원에라도 가게 되면 엄청난 치료비가 나온다고 한다. 그것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니 지금으로서는 미국 여행을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 종일 집에 있자니 지루하고 답답하기는 하다. 밥 먹고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뭔가를 보고 있다. <유튜브>를 보기도 하고, 영화를 보기도 한다. 요즘 시작한 프로야구 시범 경기를 볼 때도 있고 만화나 책을 볼 때도 있다. 그래서 눈을 혹사한다는 생각이 든다. 좋지도 않은 눈이 더 나빠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보고 시간을 보내기도 쉽지 않다. 가끔씩 노래도 듣지만, <유튜브>를 이용하다 보니 노래를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경 화면을 보기도 한다. 좋지 않은 버릇이라고 생각하지만, 화면에 가사가 뜨니 안 볼 수가 없다.
뉴스도 자주 본다. 대선이 끝났으니 이제 정치에 관심을 갖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뉴스를 보게 된다. 여전히 이상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치인도 있지만, 정체가 불분명한 사람들도 있다. 진영 논리에 묻혀 있으니 정치 평론가라고 말할 수도 없다. 이들을 그냥 인플루언서라고 말하기도 하는 것 같다. 이상한 말을 하는 정치인들이 정치를 그만두게 할 방법은 없을까? 별별 해괴한 이야기를 다 하면서 본인들은 그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인가? 실력 있는 정치학자들이 이런 사람들을 학문적으로 잘 정리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 이상한 말들을 어록으로 잘 정리해서 후세에 길이길이 남겼으면 좋겠다. 어떤 사람들이 그런 이상한 말을 했는지 역사로 잘 남겼으면 좋겠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이 절대로 본받지 말아야 할 사람들의 전형을 제시했으면 좋겠다. 친일 인명사전이 있는 것처럼, 망언과 궤변 정치인 사전도 있었으면 좋겠다. 정치학자나 정치 담당 기자, 중립적인 정치 평론가들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일반인이 그런 작업을 하면 고소나 고발당할지도 모르겠다. 툭하면 고소하고 고발하는 세상이니, 일반인은 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