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313)
늙어 가다 (313)
2022년 2월 25일 아침 4시 50분이 지났다. 러시아가 드디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지금의 우크라이나는 힘도 없고 가난한 나라이다. 푸틴에게는 한 주먹 거리도 한 되는 나라이다. 분리주의자들의 땅인 돈바스 지역만이 아니라 수도인 키예프도 공격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에서 그동안 이런저런 사이비 명분을 만들어 가더니. 미국에서 예측한 그대로이다. 서방의 많은 나라가 푸틴을 비난하고 있지만, 옛 소련을 잊지 못한 푸틴은 거칠 것이 없다. 우리나라도 러시아 제재(制裁)에 동참한다고 한다. 하지만 선제적으로 나선 것은 아니고 떠밀리다시피 선언했다.
서방에서 푸틴을 현대의 히틀러라고 비난하지만, 그렇다고 러시아를 상대로 직접 전투에 뛰어든 나라는 아직 없다. 아마 앞으로도 없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러시아가 마음 놓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이다. 미국도 영국도 그저 말뿐이다. 각종 첨단 무기를 소유한 러시아와 전면전을 할 경우에 감당할 수 없는 손실이 있을 것이다. 유엔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인다. 아무리 러시아를 비난해 봐도 러시아는 요지부동일 뿐이다. 아무래도 푸틴은 황제가 되기를 원하는 것 같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치밀하게 준비한 듯, 러시아는 서방의 세계의 경제 제재 따위에 꿈쩍도 하지 않는 모양새이다. 이미 그런 것도 예상해서 방안을 마련해 두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 제재를 통해 러시아를 통제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푸틴은 국제 조약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 소련이 붕괴되고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모두 러시아에 넘기면서 맺었던 조약은 그냥 휴지 조각이 되었다. 우크라이나만 불쌍하게 되었다. 누가 나서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전투에 나설 수 있을까? 유엔에서 군대를 보낼 수 있을까? 미국에서 군대를 보낼 수 있을까?
크림 반도가 러시아에 넘어갔듯이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에 넘어갈 것 같다. 푸틴이 돈바스 지역만 차지하자고 이런 전쟁을 벌인 것은 아닐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넘어가면 그다음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라들이 불안해질 것이다. 소련이 붕괴하고 난 후에 서방 세계로 기울어지고, 게다가 NATO에 가입한 나라들이 있다. 푸틴이 이런 나라들을 가만히 두고 보겠는가? 폴란드가 불안해한다는 뉴스를 보았다. 알 수 없는 일이다. 러시아에서 푸틴은 이미 장기 집권을 넘어 종신 집권을 준비하고 있다. 그가 마음먹는다면 안 될 일이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동에서 본 소규모 전쟁과 크게 다르다. 중동에서는 사실상 어느 나라도 미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러시아는 다르다. 첨단의 무기뿐만 아니라 핵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그러니 미국도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소련 시절에 미국과 함께 두 강대국의 위치에 있었지만, 소련이 붕괴하고 나서는 두 강대국이 미국과 중국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푸틴은 다시 그것을 복원하고 싶은가 보다. 그래서 중국과 함께 미국을 견제하고 명실상부한 강대국으로 다시 한번 자리 잡고 싶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