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300)
늙어 가다 (300)
2022년 2월 12일 새벽 1시 25분이 지났다. 좀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 아침에 세수하다가 비눗물이 눈에 들어가는 바람에 상당히 고생했다. 인공 눈물로 열심히 씻어냈지만, 한 동안 힘들었다. 핏발 선 눈을 보니 병원에 가야 할 것도 같았지만, 오미크론이 하도 극성이라 일단 집에서 가라앉는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다행히 몇 시간 뒤에는 좀 나아졌다. 하지만 핏발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오늘 하루 더 기다려 봐야겠다. 그전에도 그런 실수를 했었나? 아마 그랬을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비눗물이 좀 많이 들어갔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충혈된 눈 때문에 좀 누웠는데 위층에서 공사한다고 오전 내내, 그리고 오후 2시가 다 되도록 달달 거리는 바람에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밖으로 나가자니 딱히 갈 데도 없고. 공사한다는 안내를 받지는 못했는데, 게시판에 붙여 놨는지도 모르겠다. 나가지를 않으니 알 수가 있나. 엄청난 소음에 무척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공사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공사가 빨리 끝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러고 보니 층간 소음 때문에 이웃 간에 다툼이 많다는 소식을 심심치 않게 본다. 하지만 아파트 살면서는 서로 조심하는 수밖에 더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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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자가 연일 5만 명을 넘고 있다. 뉴스에서는 이 사람도 저 사람도 확진이라 하고 있다. 그래서 여자 배구 경기도 며칠 중단되는 것 같다. 정말 확진자와 스치기만 해도 감염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집에 가만히 있으려니 힘들기는 하다. 하지만 비교적 고위험군에 속하는 나 같은 사람이 집에 가만히 들어앉아 있는 것 이외에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감염되지 않으려면 할 수 있는 한 거리 유지를 해야 하지 않나. 나는 그렇다고 쳐도 김 원장이나 양 사장은 매일 사람을 만나야 하는데 걱정이다. 아직 은퇴 전인 길 선생도 그렇고.
하지만 이런 속도로 빠르게 오미크론이 전파된다면 언젠가는 나도 감염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미국이나 영국을 보니 이미 누적 확진자가 전 인구의 5분의 1씩은 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않지만 알 수 없는 일이다. 곧 가구당 1명씩은 감염되지 않을까? 당국에서는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감염되고 사망한다. 그게 누가 될지 모르니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것 아닌가? 통계상으로야 그저 몇 명이나 몇십 명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막상 누가 그렇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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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전 감사 원장이 야당 간판으로 종로 보궐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그것을 두고 얌심이 없다고 극렬히 비난하는 여권의 모 인사가 있다. 제1야당의 대선 후보도 배신자나 되는 것처럼 비난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여당 대선 후보에 표를 줄 것 같아서 그런가. 택도 없는 말을 하면서까지 어제는 저 사람, 오늘은 이 사람이 나서서 길길이 날뛰는 것을 본다. 대선에서 여당이 질 것 같아서 그런가? 오히려 잠자코 있는 것이 더 낫지 않나? 그 사람들은 혹시 속으로는 여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