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용 주화 (11)
현용 주화 (11) - 업자(業者)
수익을 얻기 위해 주화를 수집하는 사람이 바로 업자이다. offline/online에서 점포/사이트를 가지고 있는 업자도 있지만, 조폐공사 쇼핑몰의 직거래 사이트나 경매 사이트만을 이용하는 무점포 업자도 있다. 점포를 가진 업자도 물론 직거래 및 경매 사이트를 이용한다. 동호회 사이트에서도 매매가 이루어진다. '분양' 또는 '나눔'이라고 하지만, 무료 분양 또는 무료 나눔이 아니다. 다만 동호회 사이트에서의 매매 가격은 offline/onlie 점포나 경매 사이트에서의 매매 가격보다는 다소 저렴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수수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최소한 그 정도는 저렴하게 사거나 팔 수 있다.
기본적으로 투자를 목적으로 주화를 산다면, 그가 누구든 업자라고 봐야 한다. 업자가 아니라면 순수하게 취미 수준의 수집가이다. 그들은 단지 주화를 소장한다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순수한 취미 수집가가 점차 업자가 되기도 한다. 업자가 현용 주화만 수집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주화는 물론이고,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지폐도 수집한다. 그 이외에 것들도 사고 판다. 그들은 싼 값에 수집해서 비싼 값에 되판다. 절대 비싼 값에 사서 싼 값에 되팔지 않는다.
수집가를 아마추어와 프로로 구분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화를 수집한 세월이 길다고 다 프로가 되지는 않는다. 프로는 주화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전문적인 안목을 가진 사람이다. 업자는 대개 프로로 보이지만, 업자가 아니어도 프로일 수 있다. 300만 원짜리 1998년 500주를 사는 사람은 업자일까 아닐까? 600백만 원이 넘는 1998년 민트를 사는 사람은 업자일까 아닐까? 상당한 안목을 가진 프로이면서 동시에 업자일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언젠가 더 비싼 값에 그것을 되팔 것이다. 단지 소장을 위해 그렇게 비싼 값에 사지는 않을 것이다.
가지고 싶은 주화가 있다면 사는 수밖에 없다. 프로라면 터무니 없는 가격에 사지 않지만 아마추어는 가끔씩 수업료를 내야 한다. 사용제는 거의 반품이 되지 않는다. 일단 사면 그것으로 끝이다. 사진을 보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잘 생각해야 한다. 사진만으로는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프로는 업자에게 이전 저런 문의를 하기도 한다. 당연히 업자는 이런 프로를 싫어한다. 그래서 직거래 사이트에 보면, 업자가 '예민한 분 패스'라든가 '신중하게 입찰해 주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실물을 보고 나서 주화 상태가 나쁘다는 것을 알았다면, 수업료를 지불한 것이다.
나는 그냥 좀 오래된 아마추어일 뿐이다. 수집가들이 탐내는 주화를 팔 만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업자를 하면서 보낼 수 있는 시간도 없다. 업자도 프로도 아니어서 1998년 500주를 사야겠다는 마음을 가진 적이 없다. 뒤집기로 그것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다. 1998년 500주를 갖고 싶은 마음은? 그야 물으나 마나. 물론 갖고 싶다. 그것만 뺀 1982~2018년 500주는 다 가지고 있으니까. 물론 사용제로. 사용제로 500주 한 세트를 다 갖추면 요즘 7~10만 원 정도 한다. 극미품으로 다 채웠다면 좀 더 비싸겠지만, 내 것은 거의 대부분이 미품이다.
1985~1986년 500주는 미발행이고, 1998년 500주도 미발행으로 보면 1982~2018년 500주 1세트를 구성하는 500주는 34개. 액면가로 따지면 고작 17000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500주 줄 세우기 세트를 구성하면 7~10만 원이 된다. 왜냐하면 사용제라도 4~6만 원이나 하는 1987년 500주가 있기 때문이다. 팔 것도 아닌데 돈 계산을 왜 하지? 그냥 그만큼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1987년 500주 사용제가 그렇게 비싼 이유는 고작 100만 개만 발행되었기 때문이다. 또 액면가가 500원이어서 많은 수집가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