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
늙어 가다(1)
지족재
2015. 10. 26. 20:05
늙어 가다(1)
황학동에서 종업원 두 명의 단촐한 가게를 꾸려가는 친구(양 사장)가 어느 날인가 말했다. 이제 비로소 철이 드는 듯하다고. 그래서 나이값을 하면서 늙고 싶다고. 자문해 보았다. 나는 철이 들었나? 나이값을 하고 있나? 집 식구들 그리고 본가와 처가의 형제 부모, 직장 종료들, 학생들, 친구들, 성당 사람, 알고는 있지만 그다지 가깝게 지내지는 않는 사람들, 또는 모르지만 이런 저런 일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나는 철이 있는 사람일까? 나이값을 하는 사람일까? 생각해 보니 그렇지 않은 적도 많다. 별 일도 아닌데 굳이 별 일인 것처럼 많든 적이 있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생각해 보니 안 그런 척하면서 잘난 척하기도 했고....이 버릇은 참 버리기 어려운 것 같다. 안 그런 척하면서 여전히 잘난 척한다. 대단치 않은 몇몇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단치 않다'는 그 마음이 버려지지 않는다. 내가 더 낫다는 마음이 숨어 있어서... 언제쯤이면 그런 마음이 없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