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노래하는 역사 1, 2
(책) 노래하는 역사 1, 2(이영희 글, 이왈종 삽화, 조선일보사)
이 책의 부제는 '이영희의 한·일 고대사 이야기'이다. 내가 가진 1권은 1999년에 발행된 초판 7쇄이다. 초판 1쇄는 1994년에 발행되었다. 그리고 2001년 12월에 발행된 초판 3쇄를 가지고 있다. 초판 1쇄는 2001년 6월에 발행되었다. 2권의 경우에 초판 1쇄가 발행되고 6개월 만에 3쇄가 발행되었으니 당시에 아마 베스트셀러였던 것 같다. 나는 소설책인 2권보다는 소설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소설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1권을 더 좋아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들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한·일 고대사에 관한 이영희의 주장이 관련 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나?
아무튼 이 책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너무 많다. 내용을 전개한 방식이 다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주장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알 수 있다. 삽화는 이왈종 화백이 그렸다. 제주도에 정착했다는 그 화가이다. 제주도에 몇 번 갔었지만 이왈종 미술관에는 들리지 못했다. 한가롭게 여행으로 제주도에 간 적이 별로 없다 보니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아무튼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왈종 화백의 그림을 보는 것도 재미를 준다. 그림 소재가 마음에 들기보다는 그의 독특한 그림체가 마음에 든다. 세상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것 같은 그림이다.
일본어의 뿌리가 한국어라는 것은 얼마나 신빙성이 있을까? 관련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 당시에 한국과 일본 사이에 상당한 교류가 있었다고 하니까. 저자는 고대 한국어가 고대 일본어로 바뀌고 현대 일본어가 된 예를 많이 제시하고 있다. 그 예가 다 올바른 예인지 아닌지 알 수 없어 유감이다. 관련 언어학자들이 답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들이 답을 했는지 안 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시절에 한국 사람이나 일본 사람이 어떤 말을 사용했는지 아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언어학적인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상상력이 많이 발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영희의 주장은 상상력의 소산인 것일까? 아니면 언어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것일까? 학문적으로 근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국뽕'인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저자는 한국어와 일본어에 능통하고, 고대 한국어와 고대 일본어, 그리고 한국 사투리에 상당히 박식해 보인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저자의 주장에 마음이 쏠리고 만다. 이두와 향찰, 그리고 만엽가나 사이에는 정녕 관계가 있는 것일까?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죽지 않고 일본으로 건너가 천무황이 되었다는 주장과 신라 문무대왕이 일본으로 건너가 문무왕이 되었다는 주장에 일본 역사학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런 주장을 한 일본 사학자가 있다고 하지만, 이런 설이 일본 사학계의 정설은 아닐 것 같다. 저자는 근거가 있는 주장이라고 하지만. 아마도 일본 사학계의 입장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이 아닐까? 일고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면서 냉소를 보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을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면서.
그런데 한국 사학계에서는 저자의 이런 파격적인 주장에 동조하는 학자가 있을까? 그것도 의문이기는 하다. 저자의 주장이 참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학문적 뒷받침이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역사학계에서 이영희의 주장에 관해 학문적인 논의가 충분히 수반되어 고대 일본이 고대 한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다는 것이 진실로 밝혀졌으면 좋겠다. 한국과 일본의 고대사에 모두 능통한 한국 역사학자가 배출되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