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 가다 (789)
늙어 가다 (789)
2023년 10월 5일 오전 7시 15분이 다 되었다. 어제 오후에는 비가 좀 오더니 갑자기 기온이 내려갔다. 짧은 가을이 되려나. 이러다가 곧 겨울이 들이닥칠 모양이다. "무더운 여름보다 겨울이 낫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짧은 가을을 어떻게 보내야 잘 보낼 수 있을까? 여행이라도 하고 싶지만, 아직까지는 몸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 좀 예민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 동생이 우스개 소리로 퇴원하고 나서 석 달만 지나면 이전과 똑같아진다고 했다. 듣기 좋으라고 한 말이기는 한데, 그래도 그 석 달이 기다려진다. 우습게도. 이제 3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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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전체가 정쟁에 휘말린 지 오래되었다. 빨리 정리되었으면 좋겠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전 정권의 낙하산 인사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고 한다. 당사자들은 낙하산이 아니라고 하던데. 제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정권이 바뀌면 낙하산들은 모두 나가는 것으로. 그렇게 해야 새 정권도 자기 뜻을 펼쳐 볼 수 있을 것 아니겠는가? 못 나가겠다고 버티는 것도 보기 싫고 나가라고 윽박지르는 것도 보기 싫다. 그러다 보니 '블랙리스트', '적폐 청산', '직권 남용' 같은 말이 니오는 것 아닌가? 그것 때문에 정권이 바뀌면 감옥 살이하는 사람들도 생기고.
전 정권에서 임명된 낙하산들이 그냥 깨끗하게 나가 주면 좋을 텐데. 낙하산들은 정권이 바뀌어도 그럴 마음이 없나 보다. 미국처럼 아예 리스트를 만들어 이런저런 기관의 장들은 정권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것으로 명시해 두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쯤 그런 제도가 생길는지. 그러면 그런 것을 두고 무의미하게 싸우는 일은 없지 않을까? 전 정권의 낙하산들이 여소야대를 믿고 버티고 있는 한 새로 들어선 정권이 뭘 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야당은 오직 새 정권의 실정을 어떻게든 드러내고 싶어 한다. 그래야 다음 정권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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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야당 측 스피커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내가 듣기에는 도대체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런 말을 잘도 하고 있다. 전직 당대표의 돈 봉투 살포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다. 관련된 사람들이 혐의를 인정하고 형량 줄이기로 방향을 바꾸었다고 하던데. 전직 당대표 측에서는 여전히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는 것 같다. 정치 검찰의 조작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정치 생명이 걸렸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인가? 아무튼 진실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20~30년 지나면 지금의 상황을 다룬 정치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될 수 있을까?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수선한 야당이니 여당이 득을 볼지도 모르겠다. 비명계가 40명 정도라는 말도 있고 숨은 비명까지 합치면 80명 정도라는 말도 있다. 가결표를 던진 사람들이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개딸들이 수박으로 간주한 의원들은 공천을 받을 수 있을까? 친명계에서도 손 보겠다고 하는 것 같던데. 비명 측이 곱게 앉아서 학살을 당할 바에야 분당하자고 나설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되면 여당이 득을 좀 볼까? 글쎄. 여당이 160석 정도 얻어서 1당이 된다고 예측한 여당 스피커도 있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