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로베르 들로르 ≪코끼리 - 세계의 기둥≫ 책

지족재 2022. 8. 29. 01:45

코끼리 - 세계의 기둥(로베르 들로르, 시공사)

 

이 책은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의 하나로 국내 초판은 1995년에 발행되었다. 내가 가진 것도 1995년판이다. 코끼리는 아프리카에도 살고 아시아에도 산다. 아주 오래전에 동물원에서 코끼리를 본 적이 있지만, 그 코끼리가 아프리카에서 온 것인지 아니면 아시아에서 온 것인지 기억에 없다. 지금은 아프리카 코끼리와 아시아 코끼리를 구별할 수 있지만 그때는 그런 지식이 없었을 것이다. 시베리아에서 코끼리의 조상인 매머드가 화석 상태가 아니라 냉동 상태로 발견되었다는 뉴스도 본 적이 있고 해서, 코끼리의 일생이 궁금했었다.

 

책을 산 즈음에도 한번 읽기는 했지만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아 다시 읽어 보았다. 다 읽고 나니 코끼리의 일생은 좀 슬픈 일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부터 사람에게 붙잡혀 전쟁터에 가기도 했고 험한 작업장에 가기도 했다. 게다가 상아까지 내주어야 했다. 사실 상아 때문에 명대로 살지도 못하고 일찍 죽어야 했다. 그까짓 상아가 뭐라고. 그러니 코끼리의 슬픈 일생이 아닐 수 없다. 요즘에는 전 세계적으로 상아 거래가 불법이라고 하니 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코끼리를 길들여 짐꾼으로 쓰는 것은 여전할 것이다.

 

이 책에도 코끼리를 길들이는 장면이 나오지만, 언젠가 TV에서 코끼리를 길들이는 것을 보았다. 그 과정이 너무나 참혹했다. 그런 짐꾼 코끼리를 탄 적이 있다. 2004년 2월 인도 관광 중에 언덕길을 올라가야 했는데 코끼리를 타고 갔다. 코끼리가 힘이 장사인지는 모르겠지만, 등에 관광객 네 사람과 조련사 한 사람 모두 다섯 사람을 태우고 언덕길을 올라가는 것은 코끼리에게도 상당히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등에 300 kg을 얹고 가는 것 아닌가?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 코끼리가 불쌍했다. 어쩌다 사람에게 붙잡혀 한국에서 온 나까지 태워 다니게 되었는지.